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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FM통신)

제목

FM통신 16호 직관은 왜 중요한가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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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FM통신 16호
제 목 : 직관은 왜 중요한가.

최근 통신에서 영어조기교육의 문제(FM통신 13호)와 피아제의 지능발달 이론(14호)에 대해 설명하면서 창의사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상담을 하면서 어머님들에게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 사고창의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사실 창의사고력에 대해서는 더 많은 부분 이야기해 드려야 하지만 상담의 본질상 한 가지 문제에 집중할 수 없기에 내심 안타까웠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책의 내용은 그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희 영재원의 교육 프로그램은 한마디로 사고력과 창의력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연하자면 언어적 논리성과 수학적 직관력을 고루 키워주는 교육인 것입니다. 이 교육의 중요성은 ‘생각의 탄생-다빈치에서 파인만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셀 루트번스타인 지음)라는 책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13가지(정확히 말하면 13단계) 생각도구는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 등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13가지의 도구들은 놀랍게도 대부분 저희 영재원에서 하는 교육내용과 일치합니다.

중요한 것은 13가지 도구들이 창조력의 원천이라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직관을 키우는 훈련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책에 나오는 몇 구절만 언급하겠습니다.(이 내용만 잘 이해해도 책을 반쯤 읽은 효과는 날 것입니다.)

“직관인가, 수학인가?” 발명가이자 소설가 아서 클라크는 묻는다. “우리는 진리를 찾기 위해 모형을 사용하는가? 아니면 진리를 알아낸 다음 이를 설명하기 위해 수학공식을 가동하는가?” 그에 대한 답은 후자다. 아인슈타인은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직감과 직관, 사고내부에서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이 먼저 나타난다. 말이나 숫자는 이것의 표현수단에 불과하다.” 이것은 수학이나 형식논리학이 아인슈타인에게 부차적인 수단이었음을 말해준다. 그는 “과학자는 공식으로 사고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수학적 언어로 사고하지 않는다. 매클린턱은 이렇게 말한다. “과학적 방법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내가 직관적으로 알아낸 어떤 것을 과학의 틀 속으로 집어넣는 것이다.” 다른 과학자들도 직관적으로 깨달은 후에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2단계 과정을 거친다고 말한다.

세상에 관한 모든 지식은 처음에는 관찰을 통해 습득한다. 그런데 이 관찰의 경험과 감각적 형상은 너무 많고 복잡해 창조적인 사람들은 생각도구로서 추상화를 활용한다. 피카소, 아인슈타인, 헤밍웨이같은 사람들은 이런 복잡한 사물들을 단순한 몇 가지 원칙들로 줄여나갔는데, 추상화는 바로 이것을 일컫는다. 이 단순화는 자주 패턴화와 짝을 이른다. 패턴 속의 패턴을 인식한다는 것은 곧 유추로 이어진다. 생각도구들은 언어와 상징 이전의 것이다.

우수한 수학자들은 난이도가 높은 어떤 수학문제도 수의 일정한 패턴만 알면 다 풀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많은 철학자들은 유추가 비논리적이라서 판단을 그르치게 한다고 폄하하지만, 오히려 유추는 불완전하고 부정확하기 때문에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에 다리가 될 수 있다. 유추는 우리가 기존지식의 세계에서 새로운 이해의 세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추할 수 없다면 세계를 창조할 수 없다.

피아니스트들은 근육이 음표와 소나타를 기억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손가락에 이 기억들을 저장한다. 우리가 사고하고 창조하기 위해 근육의 움직임과 긴장, 촉감 등을 떠올릴 때 비로소 ‘몸의 상상력’이 작동한다. 이때가 사고하는 것은 느끼는 것이고, 느끼는 것은 사고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자각하는 순간이다. 물질에 대한 근육감각이나 촉각은 기계를 조립하고 건물과 구조물을 세우는데 필수적이다. 근육과 촉각, 손재주에 의한 생각하기는 생물학이나 화학, 물리학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각이라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공감각적이다. 종합지(종합적으로 아는 것)는 이러한 공감각의 지적 확장이 되는데, 공감각이 미적 감수성의 가장 고급한 형태라면 종합지는 궁극적인 이해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앎과 느낌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통합한 것을 말한다. 상상하면서 분석하고, 화가인 동시에 과학자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최고의 상태에 이른 종합지적인 사고의 모습이다.

13가지 도구 중 몇 가지만 뽑아 엮은 문장들이어서 두서가 맞지는 않겠지만 말의 표피적 의미는 아실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영재원에서 하는 교육내용은 유츄나 패턴, 도형의 인지나 변환, 공간지각, 창의, 사고 등 직관과 논리훈련이 주를 이룹니다.

직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직관은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어느 순간 어떤 문제의 답을 알아내는 것을 말합니다. 직관은 학문은 물론, 직장이나 가정생활 같은 현실에서도 중요합니다. 직관의 힘은 그 모든 것을 앞섭니다. 그렇지만 직관만으로는 과학이나 학문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앞의 발췌문에서 설명이 됐지만 직관이 찍어낸 답의 틀을 맞추는 데는 과학적 방법, 즉 깨달은 직관을 논리적으로 풀어주는 지식이 필요한 것입니다. 영재들은 언어적 논리와 직관을 모두 갖춘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불균형을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재교육의 필요성은 이러한 데 있습니다.

저희 영재원의 교육은 학업성적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고, 이러한 문제로 중도에 교육을 중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교육은 1, 2년의 과정이 아닙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이루어지는 장기적인 레이스입니다. 1년보다는 10년, 20년 후를 보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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