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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의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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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아이가 몇 학년이 될 때 가장 걱정이 되는가'를 질문하면, 열에 아홉은 저학년과 고학년을 구분짓는 초등 4학년을 꼽는다. 저학년 때까지 학원에 보내지 않고 소신있게 아이를 지도하던 엄마도 아이가 4학년이 되면 어떤 학원에 보내야 할지, 어떤 공부법이 효과적인지를 고민한다. 하지만 서울 동산초 송재환('초등 5학년 공부법' 저자) 교사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비롯된 과장된 반응"이라고 단언했다.

"6학년 아이들에게 '공부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물어보면 5학년을 지목합니다. 교과 내용이 급격히 어려워지기 때문인데, 이때 공부 잘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으로 나뉘어 성적 갈림 현상이 심화되죠."

◆아이의 성적, 초등 5학년 때 결정된다

송 교사는 초등 5학년 시기가 중요한 이유로 다섯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우선 수학이 어려워진다. 이전 학년까지 주로 자연수에 대해 배웠다면 5학년 때부터는 분수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아이들은 이때 수학에 거부감을 느낀다. 익숙하지 않은 분수의 체계를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분수로 사칙연산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기 때문이다. 송 교사는 "다른 교과에 비해 수학 과목에서 실력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수학이 대학입시에서 당락을 결정하듯, 초등 5학년 수학이 우등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구분짓는다"고 덧붙였다.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성적으로 직결되는 것도 초등 5학년의 특징이다. 공부량이 눈에 띄게 늘면서 배운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등 고학년의 경우 아이가 30분 동안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느냐로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판단할 수 있어요. 작년 6학년 담임을 할 때 아침 자습시간 30분 동안 자기주도학습을 하도록 지도했습니다. '30분이 길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시간 동안 집중해 공부하는 아이는 전체의 3분의 1인 10명 정도에 불과했죠. 5학년 시기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마지노선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초등 저학년 성적은 엄마의 성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저학년 때는 부모의 노력에 따라 아이의 성적이 달라진다. 하지만 고학년에 올라갈수록 부모의 영향력은 약해지고 '엄마표 공부'에서 '아이표 공부'로 바뀌면서 성적이 안정·고착화된다. 또 본격적으로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인 만큼 공부 외에 아이의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학생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자기들만의 문화를 형성합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가 고민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죠. 남학생은 고학년으로 갈수록 게임과 성인 동영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요. 무분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컴퓨터 사용 횟수와 용도 등을 부모가 관리해야 학습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초등 5학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초등 5학년 때 반드시 해야 할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송 교사는 '자기주도학습 습관 들이기' '독서 능력 키우기' '과목별 특성에 맞는 공부법으로 공부하기'를 꼽았다.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모르는 학부모들에게 그는 '공부 분량 체크표'를 활용해 볼 것을 권했다. 공부 분량 체크표는 요일과 학습 분량을 기록한 표다. 매일 해야 하는 공부 분량을 수학 문제집 2장, 영어 테이프 한번 듣기, 피아노 5번 치기, 학교 숙제하기 등으로 항목화해두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실행 여부를 O/X로 표시한다. 항목은 10개 미만으로 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달에 동그라미 몇 개 이상, 이하일 때 어떤 상벌을 받을 것인지 아이와 상의해 결정한다. 송 교사는 "저는 한달에 동그라미가 28개 미만이면 용돈을 주지 않겠다고 아이와 약속했다"고 경험담을 밝혔다. 그는 또 "부모는 아이가 공부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쉽고 아이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시간 활용 방법을 고민하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독서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저학년 때는 부모가 나서서 책읽기를 권하고 적극적으로 독후 활동을 하는 등 독서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독서는 뒤로 미루고 교과 공부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초등 1·2학년 때는 직접 경험을 통해 지식을 얻고 3·4학년은 직접 경험에서 간접 경험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5·6학년은 간접 경험, 즉 책을 통해 지식을 쌓는 시기입니다. 초등 5학년 때 독서를 얼마나 했느냐가 중·고등학교 때 성적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초등 5학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내 아이에게 잠재해 있는 능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일 때입니다."

>>초등 5학년, 과목별 공부법

①수학: 수학은 계산 위주의 학습은 지양하고 개념 원리에 충실한 공부를 해야 한다. 분수의 경우,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②사회: 사회 잘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교과서 읽기’다. 요약집 암기 위주의 학습으로는 사회를 잘할 수 없다. 아이들이 교과서 읽기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어려운 어휘에 있다. 개념 사전을 곁들여 교과서를 읽는 것이 좋다.

③영어: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노출 시간이 많을 수록 잘할 수 있다. 아침에 아이를 깨울 때 잔소리 대신 영어 테이프를 이용하면 어떨까. 영어에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본다.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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