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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FM통신)

제목

FM 통신 31호- 한국 수학 교실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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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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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한국 수학교육의 현실


(‘세계수학자 대회를 마치고)

 

수학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세계수학자 대회가 지난 8월 우리나라의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조직위원장을 맡은 박형주 포항공대 교수는 한국 수학의 위상이 놀랄 만큼 높아졌다고 전했습니다. 80년대 수학의 불모지였던 한국이 30년 만에 폭풍성장을 한 것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마치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과 견줄 만한 성과라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수학계 최고의 영예인 필즈상 수상자는 단 1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OECD3년마다 회원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한국 학생들은 최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지만 공부에 대한 흥미도는 최하위권이었습니다.

수학의 경우 한국 학생들의 성적은 2000년 이후 OECD 회원국 가운데 1~2위를 놓치지 않고 있지만, 수학에 대해 갖는 흥미도는 분석 대상 40개국(2003년 기준) 31, 수학이 자신의 인생에 유용하다고 믿는 정도는 38위였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한국 학생들 중 수포자’(수학공부를 포기한 자)가 양산되는 교육현실은 한국수학이 성장한 만큼 위기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박형주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은 학생들에게 미적분을 가르칠 때 뉴턴이 천체의 운동을 설명하려고 미적분을 만들었다는 역사적 배경도 가르치고, 수학공부가 살아가는데 왜 필요한지 동기부여도 해주며 학생들이 수학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의 방향으로 교육과정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도 다 알다시피 한국 수학 교육의 현실은 오로지 입시에 성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수학공부를 즐기며, 그리고 수학 공부의 필요성을 알고 하는 학생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수능 1등급을 향하여 수많은 공식을 암기하며 수많은 문제를 기계적으로 풀어대는 학생들에게는 수학이라는 학문은 입시에 성공하기 위해 힘겹게 넘어야하는 벽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미리미리 수학진도를 선행해서 수험생이 되어 겪을 고생을 줄여보자는 수학 선행학습이 보편화되었습니다.

기계적으로 공식을 암기하며 수학문제를 풀어댄 학생들은 한 번도 풀어보지 못한, 처음 보는 문제를 만나면 무척 당황해 합니다. 낯선 문제를 만났을 때, 푸는 과정의 쾌감을 맛보며 도전하기보다는 생각하기를 주저하며 포기해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능의 5지 선다형 체계가 우리의 수학 현실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대단합니다. 풀이 과정에서 상당히 긍정적이고 창의적 사고를 펼쳤다고 하더라도 작은 실수로 인하여 정답을 찍지 못하면 잔인하게도 틀림이라는 빨간 딱지가 붙여지기 때문입니다. 1% 모자라는 99%를 인정하지 않는 수능 5지 선다형 체계가 한국 수학의 슬픈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수포자들에게는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요?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라고 하겠습니다. 흥미가 있으면 자신감도 생기고 자신감이 쌓이면 점점 더 수학에 흥미가 생길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수포자가 된 학생들도 미국으로 건너가면 수학실력이 뛰어난 학생으로 인정받는다는 역설적인 이야기가 들립니다. 그만큼 한국 아이들이 수학공부에 투자한 시간과 물질이 어마어마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단지 정답을 찍지 못했다고 빨단 줄을 그어놓는 우리의 현실이 아이들의 수학적 자신감을 모두 없애버리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수학은 흥미 있는 과목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수학을 즐거워하려면 아주 어릴 때부터 수학을 친근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리도록 많은 문제를 기계처럼 풀어대는 것과는 정반대의 방법이 좋습니다. 아이들의 기억 속에 수학은 놀면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 마치 게임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기억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12조각으로 나눠어진 초콜렛이 왜 12조각인지, 콩자루에 가득찬 콩의 개수를 알아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 모양을 배우면서도 지우개의 다양한 모양과의 연결질문 등 수학적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질 수 있습니다. 또한 과학적 실험에 수학적 사고를 접목시킨다면 수학적 사고와 창의력을 쉽고 재미있게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영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고력 프로그램의 수리과정은 절대로 공식 암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수학 공식은 단순히 암기해야 되는 것이 아닙니다.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결론을 이끄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수많은 아이들이 생각도 없이 수학공식을 달달 암기하고 있습니다.

한국영재원의 아이들은 다소 자유로워 보일 수도 있지만 마치 놀이하듯 수학과 친근해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 대입 수능에 출제된 수리 문제가 한국영재원의 수리프로그램에서 다뤘던 것과 동일한 문제였다는 것을 알고 계신지요? 3 수험생들은 고역으로 생각하며 풀었던 문제를 한국영재원의 아이들은 재미있고 편안하게 생각하나로만 풀었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팀이 2012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 나타난 한국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정서적 태도를 분석한 결과, 수학에 대한 흥미도와 효능감, 자신감 등이 OECD 평균보다 낮게 나타난 것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수학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과 스트레스 지수는 OECD 평균보다 높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유초등기에 수학 공부는 재미있다는 기억을 간직한 아이들은 결코 수포자가 될 수 없습니다.

 

필즈상 재정 이래 78년 만의 첫 여성 수상자인 마리암 미르자카니 미국 스탠퍼드대학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조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며 이를 발현할 자신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수학은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문을 통해 수학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수학을 만나야합니다. 어릴 때부터 1점이라도 더 받으려고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하며 수많은 문제를 기계적으로 풀어대는 우리 아이들이 측은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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