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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FM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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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통신 13호 우리 아이의 영어조기교육,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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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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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FM통신 13호
제목 : 우리 아이의 영어조기교육, 이대로 괜찮을까?


최근 자녀교육의 최우선 순위로 영어조기교육을 꼽는 부모님들이 참 많습니다. 한국어를 배우기도 전, 아니 심지어 태교부터 영어로 하는 어머님도 있습니다. 사실 영어조기교육 문제는 교육의 우선 순위, 그리고 교육의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학계에서도 그 효과를 놓고 찬반이 나뉘다보니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영어조기교육이 실제로는 아이들의 창의사고 체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님들과 한번 같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방영된 한 텔레비전의 심층 뉴스프로그램은 ‘조기영어교육으로 아이들이 잃는 것은 얻는 것보다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조기영어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창의사고력의 발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영어조기교육을 받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조사했더니 창의사고 부분에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렇지 않은 그룹의 창의성이 훨씬 뛰어났던 것입니다. 여기서 설명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아이들은 자기 연령 대의 사고와 창의를 표현합니다. 그런데 4~6세의 어린이가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이제 막 1~2세의 언어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즉 자기보다 낮은 연령 대의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고와 창의의 수준도 발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 뉴스프로그램의 내용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저희 영재원 교사들은 조기영어교육의 폐해를 직접 실감하는 상황입니다. 3~4년 전의 아이들과 비교할 때 지금 아이들은 집중력과 사고력에서 평균적으로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또 아이들의 행동 역시 그 때에 비해 산만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저희 교사들의 판단입니다. 이것은 3~4년 전에 비해 지금의 영어조기교육에 대한 부모님들의 투자와 관심이 훨씬 많아지고 높아졌으며, 영어조기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조기영어교육의 내용이 노래와 활동 등 오락성과 암기성에 편중돼 있는 점도 폐해 중 하나입니다. 저희 영재원의 사고력 프로그램은 차분함과 집중성을 갖춰야 풀 수 있는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 영재원 교육 프로그램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러한 교육내용의 차이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저희 교사들의 추측입니다.

물론 모든 아이들에게 조기영어교육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 중에는 언어성이 남달리 뛰어나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자유롭게 구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영어를 잘 하면서 창의사고 면에서 발군의 재능을 보이는 아이도 있습니다. 저희들이 지적하는 것은 전반적인 것이지 개인 모두에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 부모님들은 아이의 전체적인 발달속도를 생각하시면서 이 글을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어조기교육에 반대하는 학자들은 아이가 모국어의 언어체계를 습득, 형성한 후에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언어체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고 이것이 학습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한국어를 못하는 아이가 영어를 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모국어의 완벽한 습득이 학습에서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한국어와 영어의 구조적인 차이도 감안해야 합니다. 한국어는 주어로 시작해서 동사로 끝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주어와 동사 사이에 형용사와 부사가 문장의 내용을 하나하나 풀어주는 ‘설명형 언어’입니다. 이에 반해 영어는 주어 다음에 동사가 바로 오는 ‘결론형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의 결과를 먼저 이야기한 다음에 형용사와 부사를 덧붙여 설명해 주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언어 구조의 차이는 두 언어권 사람들의 사고습관이나 문화에 차이를 가져오게 하는 한 요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문제들을 거론하기 전에 부모님들은 먼저 조기영어교육에 대한 철학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의 교육과 삶의 방향을 정한 뒤 영어교육을 계획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영어교육은 개인에게는 물론 국가적으로 무척 중요한 사안입니다. 자원이나 특별한 강점이 없어 어떡하든 외국과의 교류를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하는 국가상황을 감안한다면 영어교육은 국가적 과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어를 어느 정도 잘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개인의 교육목표와 삶의 목표에 따라야 합니다. 다시 말해 모두가 원어민만큼 잘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단편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영어도 원어민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국제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정도, 또 외국기업이나 외국인을 상대로 업무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영어는 언제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학입시를 좌우하는 과목, 즉 수준편차가 가장 심한 과목은 영어보다는 오히려 수학이라는 점은 우리 부모님들이 생각해봐야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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